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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야기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by 너와함께라면 2021.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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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는 참아서 될 일이 아니다.
선풍기로 버텨보려던 생각은 그저 이상일 뿐이다.
오죽하면 피서(避暑)라고 했을까?
더위는 피하는 것이 상책인 것을 우리 조상님들도 익히 안 것이다.
그래서 에어컨이란 문명의 이기(利機)를 사용하기로 했다.
사실 아내나 딸 아이 모두 찬 바람을 싫어한다.
그런데 이번 더위가 왠만해야 버티지 선풍기로는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던 아내도 딸도 두 손을 들었다.
그리고 에어컨을 틀고 한 밤을 보냈다.
온도도 28도에 맞추고 최대한 차게 느껴지지 않도록 하고 모두 거실로 나와서 잠을 청했다.
시끄러운 바람 소리.
냉기.
불편한 잠자리.
그래도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모르게 잠이 들었다.
더워서 깬 건 새벽 2시 반.
너무 높게 온도를 설정한 탓에 덥게 느껴진 몸이 반응을 한 것이다.
다시 온도를 낮추고 자리에 누웠지만 몸이 영 말이 아니다.
그렇게 밤을 지나 새벽6시쯤 밝은 아침을 맞아 에어컨을 끄고 문을 열었다.
바람이 불었다.
조금이지만 살랑살랑 부는 바람이 살을 만졌다.
이미 해는 오늘의 날씨가 어떨지 알리듯 내리 쪼이고 있었지만 그 사이로 바람이 부는데 자연풍이다.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하고는 차원이 다른 자연의 바람 그대로다.
그 가치를 새삼 느낀다.
깨달음과 고마움은 고난 끝에 오는 것 같다.
아내가 노래를 한다.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계속 이 바람이 불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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