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만났다.
꼭 두 주 만에 보는거다.
아들은 임용고시 준비를 위해 잠시 집을 떠나 독립을 했다.
원룸에 살면서 계약직 교사를 하며 고시를 준비중이다.
함께 살았을 때는 몰랐는데 좀 묘한 기분이 교차한다.
한편 대견한 생각이 들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서먹해진 것 같다.
손님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게 두 주간을 지나 아들을 만나게 되었다.
오랜 만에 네 식구가 한 자리에서 밥을 먹는다.
아내도 내심 아들이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들하고 늘 잘 통했던 아내가 참았던 것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함박웃음을 보이며 이야기하는 것이 얼굴에 '즐겁다'가 써 있다.
나 역시 보고 싶은 마음을 티 나지 않게 나타냈다.
맛있게 비빈 국수와 돈가스를 나누어 먹으며 연신 '맛있다'를 외쳤다.
그러나 그 맛있는 것이 단순히 국수와 돈가스의 맛 뿐이었을까?
사랑하고 그리웠던 아들을 만난 그 기쁨이 맛을 더하게 한 것일 것이다.
혼자서 밥을 먹어본 적이 있다.
그렇게 먹는 밥처럼 맛 없는 게 어디 있을까 싶었다.
혼자서 밥을 먹는 것이 이런 거구나 느낀 후로는 혼자 밥 먹기를 왠만하면 피한다.
어쩔 수 없는 경우만 빼고.
지금은 코로나19로 5인이상 함께 밥을 먹을 수 없어서 얼마나 아쉬운지 모른다.
자고로 밥은 함께 먹는 밥이 죄고인데 말이다.
코로나가 있기 전 교회에서 점심을 함께 먹었을 때 노(老) 권사님 한 분이 교회에서 먹는 밥이 제일 맛있다고 하셨다.
이상하게 집에 가면 밥 먹기도 싫고 밥 맛도 없다고 하셨다.
혼자 식사를 하셔야 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웃고 대화하며 먹는 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어쩌다 밥 먹는 이야기로 흘렀지만 오랜만에 만난 아들과 함께 그 동안 늘 함께 하던 밥 먹기를 하는 것이 이렇게 특별한 것이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들과 만나서 밥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시 원룸에 내려줄 때는 마음이 허전했다.
언젠가는 떠나 보내야 하는 것을 미리 연습하는 것이라 스스로 위로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만남의 반가움과 헤어짐의 아쉬움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이제부터 시작인데 영 적응이 안 된다.
